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리뷰 (송태섭 서사, 연출 기법, 캐릭터 균형)
경기를 넘어, 한 사람의 시간을 따라가게 되는 영화 <더 퍼스트 슬램덩크>
이 영화를 다 보고 나왔을 때, 가장 먼저 든 생각은 “왜 극장에서 안 봤을까”였습니다. 단순히 재미있었다는 느낌이 아니라, 그 공간에서 느꼈어야 했을 감정이 분명 있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.
농구 경기라는 단순한 구조 안에서 이렇게까지 감정이 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기도 했습니다.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, 어느 순간 한 사람의 시간을 따라가고 있는 기분이 들었거든요.
송태섭 — 경기보다 먼저 다가오는 한 사람의 이야기
영화는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경기로 시작하지만, 중심에는 늘 송태섭이 있습니다.
형 준섭의 부재, 그리고 그 기억이 남긴 공백 — 이 감정이 경기 장면 사이사이에 스며들며 영화 전체의 결을 만들어냅니다.
저는 이 구조가 꽤 인상 깊었습니다. 보통 스포츠 영화는 ‘승리’가 중심이 되지만, 이 작품은 그보다 먼저 “왜 이 경기를 뛰고 있는가”를 묻는 느낌이었습니다.
송태섭이 농구를 하는 이유, 코트 위에서 버티는 이유 — 그 감정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단순한 승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의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.
비극과 유머 — 감정의 무게를 조절하는 방식
형 준섭의 이야기는 분명 무겁습니다. 하지만 영화는 이 감정을 끝까지 끌고 가지 않습니다.
오히려 경기 중간중간 들어오는 유머, 팀원들의 자연스러운 대화, 짧게 스쳐 지나가는 다른 캐릭터들의 기억이 감정의 균형을 잡아줍니다.
저는 이 지점이 좋았습니다.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, 대신 감정이 자연스럽게 쌓이도록 만드는 방식 — 현실에서도 슬픔과 웃음이 동시에 존재하듯, 영화 역시 그런 흐름을 유지합니다.
소리와 침묵 — 몰입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장치
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화려한 장면보다 ‘소리’였습니다.
관중의 함성, 공이 바닥을 치는 소리, 숨이 거칠어지는 순간 — 그러다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지는 장면.
그 순간, 화면보다 인물의 감정이 먼저 다가옵니다. 그리고 다시 소리가 돌아올 때, 경기는 이전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느껴집니다.
저는 이 연출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. 단순한 효과가 아니라, 관객이 영화와 함께 호흡하도록 만드는 장치처럼 느껴졌습니다.
팀이라는 이름 — 다섯 명이 만들어내는 이야기
송태섭이 중심이지만, 영화는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지 않습니다.
정대만, 서태웅, 채치수, 강백호 — 각자의 순간이 짧지만 강하게 지나가며 팀이라는 존재를 완성합니다.
저는 이 균형이 좋았습니다. 누가 주인공인지보다, 왜 이 다섯 명이 함께 서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.
특히 산왕공고 역시 단순한 ‘넘어야 할 벽’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강자로 그려진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. 덕분에 승리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.
정리하며 — 경기를 봤는데, 감정이 남는 영화
<더 퍼스트 슬램덩크>는 단순한 스포츠 애니메이션이 아니었습니다.
농구 경기, 한 사람의 기억, 그리고 팀이라는 이름 — 이 세 가지가 겹쳐지며 영화는 예상보다 깊은 감정을 남깁니다.
경기를 보고 있었는데, 어느 순간 감정을 따라가게 되는 영화. 그래서 끝나고 나서도 한 장면, 한 순간이 계속 떠오르는 작품.
<더 퍼스트 슬램덩크>는 그런 영화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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